5년전 덕유산은 제게 운명처럼 다가왔습니다.
늘 이국여행에만 관심과 열정을 쏟던 저에게 2012년 1월 4일 처음 만난 덕유산은
우연히 다가온 값진 선물이었습니다.
우리 강산의 아름다움과 변화무쌍함을 알게 해 주었고 산행의 묘미에 눈뜨고 빠져들게 했으며
제 일주일을 무한한 행복과 기다림으로 채워주었습니다.
그 만남 이후 매주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배낭을 메고 산행을 나섭니다.
그 날의 설레임은 5년으로 접어든 지금도
늘 똑같은 느낌으로 저에게 다가와 이젠 칼바람소리조차 즐기게 합니다.
어제 다시한번 그런 선물을 받았습니다.
올 겨울내내 눈다운 눈을 보지못했는데 거짓말처럼 어제의 덕유는 또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늘 실망시키지 않는 모습으로 ~~~
마치 산호초속을 걷는듯한 황홀한 순간들 어린아이처럼 그곳에 주저앉아 마냥 뒹굴고 싶었지만
나이값 못한다고 다들 속으로 흉보실까봐 차마 그리하지 못했습니다.
산행내내 가슴터질듯이 흥분했으니 그 엔돌핀으로 다시 또 일주일을 기다립니다.
오늘은 사진보며 다시한번 어제 그 순간을 기억하며 다시 덕유산의 매력에 빠져듭니다.
덕유산산행은 무주 리조트 곤도라를 타고 설천봉에 올라 거기부터 산행을 시작합니다.
향적봉까지 20여분만 오르면 정상이니 국내에서 가장 쉬운 산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린아이도 쉽게 올라 덕유의 아름다운 상고대와 눈꽃을 접할수 있으니
늘 곤도라는 사람들로 붑빕니다.
그런데 1년만에 왔더니 또 곤도라비가 올랐네요.
사람이 많아서 자꾸만 올리는 것일가요?
아뭏든 곤도라에서 본 덕유의 모습입니다.
겨울산행은 버스에서 미리 스패츠를 착용하고 내리면 좋습니다.
추운곳에서 하느라 고생하니 ~~~
장소 : 무주 덕유산
코스 : 무주 리조트 . . . 설천봉 . . . 향적봉 . . . 중봉 . . . 동엽령 . . . 칠연계곡 . . . 안성탐방센터
높이 : 1,614 m
시간 : 4시간 30분
곤도라에서 내리면 바로 이곳 설천봉입니다.
여기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눈온다는 소식때문인지 많은 등산객들이 왔네요.
물론 예년에 비하면 거의 없는 편이지만요.
보통 서울에서 출발해 도착하면 곤도라 탑승줄이 엄청 긴데 어제는 거의 없었습니다.
요즘 눈이 안 와서 등반객들이 많지 않아서 아주 한가했어요.
눈꽃길을 줄지어 향적봉으로 오릅니다.
기대하지도 않은 상고대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올 겨울들어 처음보는 눈꽃과 상고대입니다.
약간의 오르막인데 한줄로 올라야하니 줄이 길게 늘어섰네요.
향적봉정상 인증석에는 사람들이 줄을 너무 길게 서 있어서 그냥 지나치고
대피소로 내려갑니다.
살포시 내려앉은 함박눈이 그대로 나무를 감싸고 있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서 대피소앞 넓은곳에서 옹기종기 간단히 점심을 먹고
다시 중봉으로 향합니다.
가는 내내 이렇게 아름다운 상고대와 눈꽃이 있으니 발걸음은 자꾸만 멈추고
나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칠연폭포로 가기 위해서는 이곳 삼거리에서 동엽령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여기 내리막길이 좀 위험한데 오늘은 특히 바람이 많이 불고
눈이 많이 쌓여있지 않아 돌이 자꾸 밟혀서 더 어렵네요.
이렇게 이쁜 풍광을 보려면 멈추어서서 보고 가야 합니다.
눈이 많이 쌓여있을때는 하산하면서도 충분히 즐길수 있습니다.
한산내내 이런 눈길을 걸으니 그져 즐겁기만 합니다.
이제 칠연계곡으로 내려갑니다.
여기부터는 눈이 많지 않네요.
그런데도 산죽과 작은 나무에 내려않은 눈꽃이 하얗게 피었습니다.
별기대없이 간 덕유는 다시 또 오라는듯이 온통 화려한 눈꽃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올때마다 늘 다른얼굴로 맞아주는 덕유의 너른품에 매년 안겨봅니다.
내년에는 또 어떤모습으로 다가올지 다시 기대하며 어제의 산행을 다시 떠올려봅니다.
겨울 산행시 준비물은 꼼꼼히 잘 챙겨야 합니다.
얼마전 덕유산에서의 사망사고도 보온장비를 갖추지 못해서 일어난것으로 보여지거든요.
아이젠과 스페츠 그리고 보온옷은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