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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다.
시인 : 나호열님
산을 오르다 보면 알게 됩니다.
가파른 언덕을 만나면 절로 고개 수그려지고
때로는 누구나 땅을 기어야 한다는 것을
높거나 낮거나 산은
땀 흘리며 가는 산은 산이라는 것을
산을 오르다 보면 알게 됩니다.
날짐승, 들짐승 잡초 한뿌리, 풀 한포기도
넓은 품으로 받아주는 산은
정작 자신의 몸은 하나도 없는 산은
산이라는것을
산을 오르다보면 알게 됩니다.
멀리서 보이던 산이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모습 보이지 않고
오르막 내리막 그 길이 하나라는 것을
그저 산은 산이라는 것을
오늘 그 산은 매화 한송이 피웠습니다.,
푸른 쪽물 하늘이 뚝뚝 떨어지는
센 바람 사시사철 불어대는
그 봉우리는 매화나무 한 그루를 키웠습니다.
향기는 바람에 실어 어느 그윽한 마을의
책 읽는 가난한 선비에게 봄을 알리고
정작 매화꽃에는 향기가 없습니다.
종이 제 몸을 때려 울리는 종소리를 끝내 잡지 않듯이
매화는 자신의 향기를 붙들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오늘
산을 만났습니다.
매화를 만났습니다.
꿈인듯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그 너머에
늘 그렇게 서 계십니다..
변함없이 서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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